리볼루셔너리 로드를 보고...
[레볼루셔너리 로드]
- 현실과 이상 그리고 미완의 혁명 -
레볼루셔너리 로드. 작년에 포스터만 봤을 때는 [The Reader]의 포스터가 낚은 것처럼 막연히 두 남녀의 갈등 내지는 러브 스토리 인가 했습니다. (뭐 실제로도 그렇긴 합니다만...)
포스터 자체는 마치 화기애애한 러브 스토리 영화처럼 보였으니까요. 로미오와 쥴리엣 성인 버젼인가 생각 했습니다. (그 뽀샤시한 포스터뒤의 암울함이란...) 얼마
전 기회가 되어 영화를 보게 되었고 보는 내내 이건 [아메리칸 뷰티
2]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보니 감독이 무려 Sam Mandes여서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이 분 영화는 스토리가 잔잔히 흘러가는 중에 은근 사람 사이의 갈등을 리얼하게 보여 주는데 일가견이 있는 분입니다. ([로드 투 퍼디션], [지하드]는
제껴 놓고 생각해봅니다.)
다음은 개인적인 생각이며 영화의 내용이 갑자기 나오므로 주의 바랍니다.
왠만한 사랑싸움 드라마는 보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에 모 TV의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를 제대로 본적이 없습니다. 괜시리 보게 되면 나의 바깥 쪽에는 왜이리 모순된 세상이 많은 거야 라고 느껴지게 될까 봐서죠. 이때는 모르는 것이 약이다 라는 말이 맞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지만 본 영화는 단순히 [사랑과 전쟁]식의 나레이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많은 메타포어를 가지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는 프랭크와 에이프릴간의 부부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나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평범하게 만나서 평범하게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사는 외적으로는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전형적인 50년대 미국 중산층으로 나오죠. [The Hours]도 비슷한 배경으로 비슷한 주제로 약간 나오기도 합니다만...
1. 50~60년대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미국 중산층
이야기의 배경이 2차 대전 이후 승전국이 된 미국의 경제 활황에 힘입어 이 당시 미국은 이념적 갈등(공산주의, 메카시즘,...)을 제외하고는 물질적으로는 괘나 잘 나갔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부장적 사회였으며 여성, 흑인의 사회진출을 가로 막으며 인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시기였으며 본인의 꿈을 접고 집안일만 하던 주부의 갑갑함이 팽배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사회 분위기도 한몪하는데 옆집의 숍 부부나 부동산 중계인 노 부부들의 대사에서 은유적으로 비유 됩니다. 숖 부인은 기존의 틀 안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고 (역시 우테나의 안시 비슷한 설정^^) 노 부부도 주인공들의 겉보기엔 젊음과 패기를 부럽게 봅니다만 결국은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는 철없는 것이라는 시각인 것이죠. 사회적 속박은 구성원 개개인의 편견에서 비롯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에이프릴은 이러한 장벽을 넘어 보고 자신의 꿈을 펼쳐 보고자 Revolutionary Road로 이사를 와서 파리행을 선택 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소녀혁명 우테나]의 파격적인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피아노]는 최소한 Revolution은 했다고 볼 수 있을까나요.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아메리칸 뷰티]를 보면 여전히 미국 중산층도 우리네 갈등과 하등 차이가 없음을 보여 줍니다.
2. 부부간의 갈등
참고로 전 아직 미혼입니다. (=,.=) 이 부분 논하기는 많이 힘드네요. 이 부분은 단순히 영화만을 놓고 보는 저의 생각입니다.
첫번째 갈등은 에이프릴의 초반 연극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능력은 안되지만 열심히 한다는 남편의 말이 가식적으로 들렸는지 남편의 그런 척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는 몰라도 서로간의 작은 부분에서 문제가 시작 되더군요.
다음으로 파리로 가는데 대한 갈등입니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개인적 Revolution을 위해서 벗어 나고자 하는 에이프릴의 마음은 점점 남편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많이 희생해야 됨을 보이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충돌은 냉온을 그듭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Revolution 실패의 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낙태에 대한 갈등입니다. 본인의 꿈을 위해서 최종적으로는 현실에 순응 할 수 밖에 없는 절망을 떼어 내고 싶은 마음에 본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시술을 하게 됩니다.
결국 부부간의 임시적 갈등 해소는 [아메리칸 뷰티]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부간의 외도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답답한 일상의 평범함을 벗어 나서 모르는 상대는 뭔가 신비감을 주며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 줄 것 같은 기분 때문일까요.
부부의 생각이라는 것이 서로간의 동상이몽 같아서 이 틈에서 발생하는 오해는 굉장히 좁히기 힘들다는 것이 보입니다. 결국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희생을 해야지만 틈 사이의 다리 정도가 놓여 지는 것 같아 보입니다.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 에이프릴이 하는 행동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3. 마음속으로는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에 좀더 안주 하고픈 99% 남자
프랭크는 특별히 잘 나가는 직원은 아니었습니다. 일에도 큰 열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다 살면서 우연히 인생에 있어서 별로 없는 큰 기회를 한번 잡은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 대부분의 남자는 가장으로써 갈등을 하게 됩니다. 가족간의 Humble한 생활이냐 회사의 Promotion이냐...
이 당시의 남성은 남들보다 더 높은 직책을 가져서 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가정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으로써의 마음 가짐이었던 겁니다. 여기서 상충되는 여성의 입장은 관심과 이상이었겠죠. [The hours]도 그 점을 약간 비춥니다.
4. 부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사회 운동가 같은 노 부부의 아들인 존이다.
이 영화에 미치광이로 등장하는 노 부부의 아들 존이 있습니다. 그의 말은 너무 직설적이어서 오히려 영화 내 은유의 미가 사라지는 감은 있지만 영화를 쉽게 풀어 나가는 역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페미니즘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는 그래서 사회적으로 보면 그 당시로써는 미친 사람이다라는 부모와 사회의 편견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에이프릴이 페미니즘의 본격적인 운동을 위한 과정이 꽤나 어려움을 보여주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원인은 사회적인 면도 있지만 여성 개개인의 계몽과 인식, 현실
안주라는 부분이 크게 차지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괘리감 사이에서 일정 부분 타협을 하게 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잘 나타나 주는 영화 였습니다.
마지막에 Givings(노부부 가족) 남편이 서서히 부인의 잔소리를 Fade Out 시키는 것을 보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한바탕 시끄러웠던 소란을 잊으려는 듯이...
처음 예기 했듯이 본 영화는 [소녀혁명 우테나]와 많은 부분이 겹치기도 해서 재미 있었습니다만 보는 내내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껍질을 깨지 못하면 안에서 죽는다.] 라는 [우테나]의 대사가 많이 생각 났네요. 하지만 [아메리칸 뷰티]보다는 파괴력이 좀 적었다라는 느낌입니다.
음악은 듣는 내내 [아메리칸 뷰티]가
생각나는 스코어 였습니다. Thomas Newman이라는 사람이 담당했는데 역시 [아메리칸 뷰티] 음악을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다음은 주요 배우들입니다.
케이트 윈슬렛 (에이프릴) - [The Reader] 보다는 연기가 좋았던것 같습니다. 간만에 잔주름을 보니 ㅠ.ㅠ. 유명해서 생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프랭크) - 이녀석도 나와 같이 늙어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 역시 유명해서 생략
Michael Shannon (존 역활) - 8 mile, Bad Boys 2, Vanilla Sky, 진주만, ...
Kathy Bates (부동산 노모) - 유명한 미저리에 나오신 분입니다. Dolores Claiborne이 있는데 이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그 외 타이타닉^^ 에도 역시 나오시고, About Schmidt에도 나옵니다. 뭐랄까 고집쟁이 할머니로 주로 나오시죠.
David Harbour (프랭크의 친구) - State of play, Quantum of Solace, Brokeback Mountain (이안 감독작. 유명하죠. 그러고 보니 케이트 윈슬렛은 이 감독이 만든 센스엔 센서
빌리티에도 나왔네요. 괘나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Brokeback Mountain
Kathryn Hahn (프랭크 친구의 아내) - 잘 모르는 분입니다. 10일안에 남자 잃는 법 이라는 영화에
나왔다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2008~2009 시즌에 나온 영화중에는 [The Reader]가 제일 이었고
다음은 [벤자민]이었네요. [The Reader]는 시드니 폴락, 안토니 밍겔라의 유작이 되었으니 안보신
팬들은 필견입니다.
[모든 사진은 www.imdb.com에서 가져 온 것이니 저작권은 그에 있습니다.]